재계 ‘안방마님’ 주식자산은 남편의 5% 수준
여풍 거세도 재계 보수적 가풍 여전
- 작성일2014-06-15
재계 ‘안방마님’들의 주식자산이 남편인 그룹 총수의 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첫 여성대통령과 은행장이 탄생하고 배우자 상속을 늘리는 법안이 논의되는 등 사회 전반에 여풍(女風)이 거세지고 있지만 재계 안주인들은 자산 분배에 있어 홀대받고 있는 셈이다.
총수가 남성인 37개 그룹 중 배우자가 지분을 보유한 그룹은 20개로 절반을 갓 넘었다. 그러나 이들 중 6명은 주식가치가 1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초라한’ 수준이었다. 남편 주식자산의 1% 만큼도 지니지 못한 배우자도 8명이나 됐다.
15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상호출자제한 49개 기업집단의 총수와 배우자 주식자산을 조사한 결과 그룹 회장이 남성인 37개 그룹 중 20곳(54%)만이 부부가 동시에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총수의 주식자산은 41조7천850억 원이었고,배우자는 2조3천500억 원으로 남편의 5.6% 수준에 그쳤다.
이마저도 이건희 삼성 회장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구몬무 LG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 2명이 2조300억 원(86%)으로 배우자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했고,나머지 18명은 1인당 170억 원가량인 3천200억 원을 나눠쥐고 있었다. 특히 6명은 주식가치가 채 10억 원도 안 됐다.
SK,롯데,현대중공업 등 지분을 보유하지 않은 17개 그룹의 안주인보다는 낫지만 자산규모 5조 원 이상의 거대 그룹 ‘안방마님’인 점에 비춰보면 여전히 초라한 규모다.
부인과 사별한 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과 이명희 회장,현정은 회장 등 총수가 여성인 신세계·현대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주식가치가 가장 높은 총수 배우자는 삼성전자 주식 0.74%를 보유한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으로 1조5천400억 원(6월11일 기준)에 달했다. 주식가치도 남편인 이건희 회장(11조8천300억 원)의 13% 수준이다.
2위는 LG와 LG상사 주식 4천900억 원어치를 보유한 김영식 여사로 남편 주식자산 대비 비중이 배우자 중 가장 높다. 김 여사의 보유 주식가치는 구본무 LG 회장(1조2천700억 원)의 38.6%에 달한다.
주식가치가 1천억 원을 넘는 배우자는 홍 관장과 김 여사 둘 뿐이었고,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부인 김미경 여사(913억 원),박성수 이랜드 회장의 곽숙재 여사(742억 원),장형진 영풍 회장의 김혜경 여사(507억 원) 등이 500억 원 이상으로 3~5위였다.
이어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서영민 여사(333억 원),이순형 세아 회장의 김혜영 여사(213억 원),조석래 효성 회장의 송광자 여사(138억 원),이호진 태광 회장의 신유나 여사(128억 원)가 100억 원 이상의 주식자산을 보유했다.
반면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의 부인 김미정 여사는 하이트진로 2천100여주,하이트진로홀딩스 869주 만을 보유해 주식가치(5천600만 원)가 지분을 보유한 배우자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김나영 여사(1억4천만 원),정몽원 한라 회장의 홍인화 여사(3억 원),정몽진 KCC 회장의 홍은진 여사(4억 원),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홍문자 여사(6억2천만 원),이수영 OCI 회장의 김경자 여사(8억5천만 원) 등은 주식가치가 10억 원에 미치지 못했고,남편과 비교하면 0.2% 이하로 극히 미미했다.
이중근 부영 회장의 부인 나길순 여사는 88억 원어치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지만 남편 주식자산과 비교하면 0.4%에 불과했다. 이웅렬 코오롱 회장의 서창희 여사 역시 주식가치가 20억 원지만 남편의 0.9%로 1%에 미치지 못했다.
최태원 SK 회장 부인 노소영 여사,신동빈 롯데 회장의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김영명 여사,허창수 GS 회장의 이주영 여사,조양호 한진 회장의 이명희 여사,이재현 CJ 김희재 여사,구자열 LS 회장의 이현주 여사,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이경렬 여사,김준기 동부 회장의 김정희 여사,이준용 대림 회장의 한경진 여사,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황서림 여사,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김영혜 여사,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재혼 부인,윤세영 태영 명예회장의 변금옥 여사,서경배 아모래퍼시픽 회장의 신윤경 여사,이만득 삼천리 회장의 전혜연 여사,조동길 한솔 회장의 안영주 여사 등은 아예 한 주의 주식도 없는 ‘무지분’ 배우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