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00대 기업의 지난해 해외 타법인 출자액이 전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도 지난 2022년엔 출자액 1조원 이상인 기업이 현대자동차, 에스케이온 등 2곳이었으나 지난 2023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 1곳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자동차·부품 업종의 출자액이 전년비 가장 많이 줄면서 출자액 하향세를 주도했다.

지난해 기업별 출자액 ‘톱5’는 LG에너지솔루션(1조1860억원)에 이어 에스케이온(8518억원), 한화솔루션(4388억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4293억원), SK텔레콤(3291억원) 등이 차지했다.

2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500대 기업 중 전년 비교가 가능한 284곳(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해외 타법인 출자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의 해외 타법인 출자액은 5조4786억원으로 전년(10조9974억원) 대비 50.2%(5조518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출자 기업 수는 258곳에서 194곳으로 24.8%(64곳) 줄었다.

업종별로는 IT전기전자 업종에서 지난해 총 2조1219억원(25곳)의 가장 많은 출자액을 기록했다. 이어 석유화학 8738억원(20곳), 서비스 5682억원(30곳), 조선·기계·설비 5131억원(21곳), 지주 4123억원(4곳)이 투자액 상위 5위 업종으로 조사됐다.

해외 타법인 출자액이 지난해 전년비 가장 크게 감소한 업종은 자동차·부품(2조2629억원↓)이었다. 이는 현대차 그룹 계열사(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2022년에 2조원 넘게 투자한 반면, 지난해에는 기존 해외 계열사의 증자 등에 집중하면서 출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계열사가 아닌 해외 법인에 대한 출자 금액은 2022년 2조2172억원에서 2023년 1조5224억원으로 6948억원(31.3%↓) 감소했다. 출자 기업의 수 역시 같은 기간 145곳에서 99곳으로 46곳(31.7%↓) 줄었다. 해외 계열사 설립을 통한 출자는 2022년 7조9840억원에서 2023년 3조8535억원으로 4조1304억원(51.7%↓) 감소했고, 출자 기업의 수는 같은 기간 100곳에서 87곳으로 13곳(13.0%↓) 줄었다. 해외 기업 인수의 경우 2022년 7963억원에서 2023년 1027억원으로 6936억원(87.1%↓)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출자 기업의 수는 같은 기간 13곳에서 8곳으로 5곳(38.5%↓) 줄었다.

해외 타법인 출자액이 1조원을 넘긴 기업이 2022년 2곳에서 지난해 1곳으로 줄었다. 2022년엔 현대자동차(1조888억원), 에스케이온(1조582억원) 등이 해외 타법인 출자액이 1조원을 넘겼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LG에너지솔루션 1곳만이 출자액 1조원 이상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해외 타법인 출자 금액도 늘렸으며, 출자 금액이 조사대상 기업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인 ‘Nextstar Energy’(출자액 5791억원)와 혼다와의 합작법인 ‘L-H Battery Company’(출자액 5490억원)을 포함 5곳에 총 1조1860억원을 출자했다. 이는 전년(1136억원) 대비 1조723억원으로 944.0%나 급증한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물적분할한 후 해외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에스케이온은 지난해 8518억원을 출자해 두 번째로 해외 타법인 출자가 많았다. 지난해 출자 금액은 전년(1조582억원)비 2064억원 감소한 수치다. 에스케이온은 지난해 설립된 ‘ROUTE ON DELAWARE’에 8485억원이라는 가장 큰 금액을 출자했다. 앞서 에스케이온은 2022년에는 포드와의 합작법인 ‘BlueOval SK’(지분율 50%)에 9261억원 출자했고, ‘Changzhou BTR New Material Technology’의 유상증자에 907억원을 출자해 지분 25.83%를 취득했다. SK이노베이션에서 분사한 배터리 사업 신설법인 에스케이온은 2021년 10월 공식출범한 바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각 4388억원 및 4293억원을 출자해 3위, 4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3월 50%씩 출자해 ‘Hanwha Futureproof’를 설립했다. Hanwha Futureproof에 대한 출자 금액은 한화솔루션 3824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814억원 등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Joby Aviation’(지분율 2.2%)에 1970억원 및 ‘Anthropic’에 1321억원을 투자 해 총 3291억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이어 △SK(3162억원) △POSCO홀딩스(2934억원) △크래프톤(2069억원) △에코프로비엠(1554억원) △SK이노베이션(1190억원) 순으로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가장 많은 해외법인에 출자한 기업은 크래프톤이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총 15곳의 해외법인에 투자했다. 주요 기업과 투자액은 ‘PCF Group Społka Akcyjna’ 456억원(지분율 10%), ‘OVERDARE’ 403억원(지분율 85%, 네이버제트와 합작설립), ‘Talent Unlimited Online Services’ 392억원(지분율 8.71%), ‘Playgig’ 264억원(지분율 16.2%) 등이다.

업종별로는 지난해 IT전기전자 업종이 해외 타법인에 2조1219억원(25곳)을 출자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했다. 뒤이어 석유화학 8738억원(20곳), 서비스 5682억원(30곳), 조선·기계·설비 5131억원(21곳), 지주 4123억원(4곳), 통신 3421억원(3곳), 자동차·부품 1664억원(26곳), 공기업 1334억원(6곳), 식음료 980억원(15곳), 건설·건자재 921억원(15곳)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전년비 해외 타법인 출자 금액을 가장 많이 줄인 업종은 자동차·부품이었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전년 대비 출자 금액이 2조2629억원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는 2022년 큰 규모의 신규 출자를 진행했기 때문에 지난해 출자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역기저효과의 영향이다. 현대차 그룹 계열사(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2022년에 해외 법인 설립 및 투자에 2조2783억원을 출자했다가 지난해에는 기존 해외 계열사의 증자 등에 금액을 투입하면서 신규 출자가 줄어들었다.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 3사는 2022년 1조5260억원을 들여 ‘HMG Global’을, 5667억원을 들여 ‘Boston Dynamics AI Institute’를 설립한 바 있다.

자동차·부품 업종에 이어 석유화학이 지난해 해외 타법인 출자가 전년비 1조1261억원 줄었다. 또 서비스 업종 1조16억원, 건설·건자재 7549억원, 철강 6384억원, 생활용품 5812억원, 상사 4736억원, 공기업 2151억원, 유통 399억원, 제약 31억원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이번 조사는 사업보고서의 타법인 출자 현황 공시를 통해 연간 해외 타법인 출자 현황을 집계했다. 공시 기준은 해당 법인에 대한 출자 비율이 5%를 초과하거나 장부가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다. 계열 회사가 아닌 해외 타법인 출자액으로, 해외법인 설립·인수·신규 취득 등 출자 금액을 집계했다. 합병 및 분할에 따른 취득, 기존 계열회사에 대한 출자, 계열회사로부터의 취득한 것은 제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