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개 대기업집단, 1년 새 투자 3.1조 원 줄어…삼성 투자조정 여파
SK, 반도체·LG는 배터리·디스플레이 설비 확충에 투자액 조 단위 증가
- 작성일2019-04-07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의 투자 지출액이 1년 새 3조 원 이상 감소했다. 삼성그룹 내 전자계열사가 투자를 조정한 영향이 컸다.
반면 SK와 LG,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년대비 두 자릿수 투자증가율을 기록해 대비됐다.
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60개 대기업집단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855개 기업의 투자내역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이 실제 투자에 지출한 비용은 총 98조5365억 원으로 전년도(101조6379억 원)보다 3.1%(3조1014억 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기업이 유형자산(설비, 부동산 등)과 무형자산(각종 재산권 등)을 취득하는데 들인 비용을 대상으로 했다.
대기업 투자가 줄어든 것은 삼성그룹이 10조 원 가까이 관련 지출을 줄인 영향이다. 지난해 삼성그룹사 46곳의 투자지출은 총 28조4718억 원으로 전년(38조3403억 원)보다 9조8685억 원(25.7%) 감소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업황 둔화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 외에 투자를 줄인 그룹도 34곳에 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투자지출액은 전년대비 5512억 원(6.9%) 감소했고 아모레퍼시픽 4347억 원(54.3%), 한화 3984억 원(19.5%), 에쓰오일 3764억 원(15.5%), SM 3550억 원(54.2%), 한진 3535억 원(21%), 두산 2991억 원(41.8%) 순으로 투자 감액폭이 컸다.
SK와 LG그룹은 투자를 조 원 단위로 늘리면서 대기업 투자 감소를 일부 상쇄했다.
지난해 SK그룹사 투자액은 21조1763억 원으로 전년(14조2625억 원)보다 6조9138억 원(48.5%) 늘었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충북 청주시 소재 낸드플래시 생산기지(M15)를 완공한 데 이어 연말 경기도 이천 소재 신규 D램 생산라인(M16) 착공에 들어간 영향이 컸다.
LG그룹사 투자액은 1년 새 2조5921억 원(22.7%) 증액됐다. LG화학이 공격적으로 해외 전기차배터리 공장에 투자했고 LG디스플레이는 OLED,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설비확충에 집중했다.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가 전년보다 5조6837억 원(62.8%)을 증액해 조사 대상 기업 855곳 중 1년 새 투자를 가장 많이 늘렸다. 이어 LG화학 1조414억 원(65.8%), LG디스플레이 7177억 원(13.5%), 삼성SDI 6108억 원(164.6%), SK실트론 5226억 원(341.6%) 순으로 투자비를 증액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1년 새 투자를 6조91억 원(66.6%) 줄여 감소폭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도 투자비를 4조2169억 원(15.9%) 감액했다. 이밖에 에쓰오일 3773억 원(15.6%), 아모레퍼시픽 3681억 원(52.3%) 등 23개 대기업이 1년 새 투자를 1000억 원 이상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