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기업 10% 2년 연속 돈벌어 이자도 못갚아
이자보상배율 1미만, 2013년 75곳 작년 85곳 급증
- 작성일2015-10-18
정부가 나서서 ‘좀비기업’ 퇴출을 위한 전수조사를 추진키로 한 가운데 국내 500대 기업 중에서도 10%에 달하는 49개 사가 2년 연속 돈을 벌어 이자도 못갚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이 넘는 25곳(51%)이 30대 그룹 계열사였다.
2년 연속 영업 적자로 영업이익보다 이자 비용이 훨씬 더 많아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도 22개 사에 달했다.
작년 한해 이자보상배율 1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17%인 85개 사였다. 2013년 75개 사보다 10곳이나 늘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사가 12곳으로 가장 많았고 조선‧기계설비와 석유화학 기업이 각 7곳으로 중후장대형 기업들의 어려움이 심각했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매출 500대 기업에 대해 정부의 중소기업 구조조정 기준인 ‘2년 연속 영업적자 혹은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2013년과 2014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을 기록한 곳은 총 49개사에 달했다.
1년이라도 이자보상배율 1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2013년 75개 사에서 지난해 85개 사로 10곳이나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1.5 이상이면 상환능력이 안정적인 것으로, 1.0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본다.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한 49개 기업은 지난해 3조9259억 원 영업손실이 났지만 지급해야 할 이자는 4조8666억 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0.8이었다. 이는 2013년 -1.6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된 수치다. 영업적자 폭이 50.6%(4조254억 원) 줄었고 이자비용도 2.9%(1436억 원) 감소한 결과다.
작년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이 2013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각 사별 영업적자 폭이 줄면서 평균 수치는 개선됐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인 49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5곳(51%)이 30대 그룹 계열사였다. 현대중공업이 3곳으로 가장 많았고, SK, LG, 한화, 한진, 동부그룹 계열사가 각 2곳씩 포함됐다. 삼성, GS, CJ, LS, 대림, 현대, OCI, 금호아시아나, KCC, 동국제강 등은 각 1곳씩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남석유화학이 –250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도 107.4 악화됐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5억6000만 원에서 3억1000만 원으로 45.1% 감소했지만 영업 적자는 794억 원에서 765억 원으로 3.7% 개선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2위는 물류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으로 –84.3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이 5억 원이지만 영업적자는 442억 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미포조선(-71.7), 쌍용자동차(-67), 현대삼호중공업(-52.3) 등도 영업적자로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외 계룡건설산업(-4.2) 등 15곳도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영업이익은 내고 있지만 부채가 그 이상으로 커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도 19곳이나 됐다.
LS네트웍스와 코오롱글로벌, KCC건설은 0.1이었고, 대한전선·한진해운·한국철도공사도 0.2에 불과했다. 이 외에 GS건설·티케이케미칼·한라·CJ푸드빌은 0.4, 아시아나항공·하이프라자는 0.6, 한화케미칼 0.7, STX 0.8, SK해운·대창·대한항공 0.9, 두산건설과 삼동은 1.0이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이 12곳 포함돼 가장 많았다.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에다 중동 등지에서 저가 수주한 프로젝트 때문에 수익성이 후퇴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어 석유화학과 조선·기계·설비 업종이 각 7곳으로 공동 2위를 차지했고, 다음은 운송 5곳, IT전기전자와 철강 3곳, 공기업·상사·자동차·부품 2곳 순이었다. 지주사, 유통, 에너지, 식음료, 생활용품, 기타 업종 회사는 1곳씩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