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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주요 기업 3분의 1, 대주주 일가 주식 평균 절반 담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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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주요 기업 3분의 1, 대주주 일가 주식 평균 절반 담보 잡혔다
27개사 47명이 8천억 원 규모 담보 제공…담보 비율 평균 47%
30대 그룹보다 10%p↑
  • 작성일2015-05-13

코스닥 주요 기업 3분의 1은 대주주 일가 주식이 금융기관 등에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대주주 일가 주식담보비율은 평균 47%에 달했고, 30대 그룹보다 10%포인트나 높았다.


1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매출 기준 코스닥 100대 기업 중 대기업 그룹 계열사를 제외한 84개 기업 주주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주주 일가가 보유 지분의 전부 혹은 일부를 금융권 등에 담보 및 질권 설정한 곳이 27곳(32.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주식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이들 회사의 대주주 일가는 총 47명이었다.

대주주 일가 47명의 주식평가액은 1조7천20억 원이었고, 8천억 원(47.0%)이 담보로 제공돼 있었다. 대주주 일가 한 사람이 평균 362억 원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170억 원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해 10월 CEO스코어가 조사해 발표한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 36.7%보다 10.3%포인트 높은 수치다.

코스닥 100대 기업 대주주 일가의 보유 주식가치는 5월11일 기준이며, 주식담보비율은 주식자산 대비 담보 제공된 주식가치로 계산했다.

주식담보대출은 대주주 일가의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 지장 없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후 돈을 갚고 담보 주식을 돌려받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로 투자 심리 위축이 일어날 수 있고, 주가가 담보권 설정 이하로 폭락할 경우 금융권의 반대매매(대여금 회수)로 주가가 하락해 소액 주주들의 피해 가능성도 있다. 심할 경우에는 최대주주 변경으로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

코스닥 100대 기업 중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엠케이(MK)전자였다. 차정훈 회장은 엠케이전자 지분 3.9%를 보유해 평가액이 58억 원이었는데, 이를 모두 담보로 제공해 주식담보비율이 100%였다. 차 회장은 MK전자를 계열사로 둔 오션비홀딩스의 최대주주다.

엠에스오토텍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지분의 대부분도 담보로 잡혀 있다. 엠에스오토텍 지분 46.8%를 보유한 창업자 이양섭 회장과 2세 이태규 대표의 주식 99.3%가 담보 및 질권설정 돼있었다. 이들의 주식가치는 320억 원이다.

이어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구자겸 회장의 친인척으로 1.9%(26억 원) 지분을 보유한 만 19세 구본주 씨가 주식의 89.3%를 담보로 맡겼다. 휴대폰 카메라모듈 전문업체 캠시스의 최대주주 권영천 씨와 대부업체 리드코프 서홍민 대표도 주식담보비율이 81.9%와 81.3%로 높았다. 서 대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이다.

경창산업(담보대출 대주주 일가 : 손일호 회장·손기창 창업주‧박의경 씨·손덕수 씨, 73.2%), 비에이치아이(이가현‧이근흥 씨, 66.9%), 차이나하오란(최대주주 루리, 64.6%), 서희건설(이봉관 회장·성희 씨, 62.8%), 이랜텍(이해성 전무, 62.1%) 등도 60%가 넘었다.

다우데이타(김익래 다우기술 회장, 57.2%), 성도이엔지(서인수 회장, 57.0%), 유진기업(55.5%), 동화기업(승명호 회장 친인척 승지수‧지용‧지환 씨, 54.9%) 등도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이 50% 이상을 기록했다.

유진기업은 코스닥 100대 기업 중 주식을 담보로 잡힌 대주주 일가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경선 회장을 비롯해 부인 구금숙 씨, 부친 유재필 명예회장, 유 회장의 동생 창수‧순태 씨, 자녀 석훈 씨 등 6명의 주식이 담보와 질권 계약 체결돼 있었다.

한때 코스닥 대장주로 불렸던 서울반도체는 오너 2세인 이민규, 이민호 씨의 주식자산 1천900억 원 중 865억 원(45.3%)이 증여세(각 200억 원) 담보를 위한 질권으로 설정 돼있다.

이 외 리홈쿠첸(이동건 부방그룹 회장 2세 이중희 씨, 43.1%), 솔브레인(정지완 회장과 2세 정석호 씨, 42.8%), 이엘케이(신동혁 대표, 41.1%), 매일유업(36.5%), 크루셜텍(안건준 창업주·박지현 씨, 28.4%), 도이치모터스(권오수 대표, 21.1%) 등도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이 20% 이상이었다.

매일유업은 코스닥 ‘톱 10’ 기업 중 유일하게 대주주 일가가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김정완 회장과 동생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 김진희 평택물류 대표 등 오너 2세들이 보유한 주식 1천500억 원 중 540억 원을 담보로 대출받았다.

대기업 그룹 계열사를 제외하고 ‘톱 10’에 속하는 성우하이텍, 인터파크, 이지바이오, 휴맥스, 우리조명은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 대출 내역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