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찻잔 속 태풍’
- 작성일2013-07-12
중견기업 총수일가들의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가 당초 예상보다 무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경기침체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위축된데다 수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지분법 이익(타 계열사 보유지분으로 인한 이익)등이 과세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62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금융그룹 제외) 중 30위권 밖 총수가 있는 16개 중견 기업집단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를 집계한 결과 총 26명, 41억 원 규모로 추산됐다. 1인당 1억6천만 원 수준이다.
CEO스코어가 분석한 30대 재벌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증여세 규모는 총 65명에 624억 원 규모로 1인당 9억6천만 원에 달했다, 30위권 밖 총수일가의 세액이 30대 재벌의 17%에 불과한 셈이다.
당초 업계는 연관업종만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의 특성상 일감몰아주기 증여세가 중견기업 총수일가에 더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로 30대 재벌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었다.
중견그룹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 세액 추정치 역시 30대 재벌과 마찬가지로 간접보유분 증여의제액은 제외됐다.
중견그룹 총수일가 중 증여세가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는 태광그룹 이호진 전 회장으로 15억7천만 원에 달할 전망이다. 2위 역시 이 전 회장의 장남 이현준 씨로 12억6천만 원 규모였다.
이 전 회장 일가는 이 2사람 외에도 부인인 신유나 씨(4천만 원, 8위) 딸 이현나(3천800만 원, 9위), 이 전 회장의 외삼촌 이기화씨(300만 원)등 무려 5명이 포함됐고 총액만 29억 원에 달해 전체 16개 중견 그룹 총 증여세의 60% 이상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이호진 전 회장 일가의 증여세가 이처럼 많은 것은 티시스, 티알엠, 한국도서보급, 서한물산, 세광패션, 에스티임, 바인하임, 메르뱅 등 내부거래에 의존하는 친족 회사를 대거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태광 다음으로는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 일가의 증여세 규모가 높았다.
박 회장의 장남 박태영 전무가 4억4천400만 원으로 전체 대상자 중 3위에 올랐고 박 회장 차남인 박재홍 씨(8천300만 원, 6위), 박 회장(5천200만 원, 7위), 박 회장 형인 박문효(500만 원)등 총 4명이 5억5천만 원 규모를 부담할 전망이다.
그러나 1위인 태광 일가에 비하면 20% 수준에 불과하다.
박 회장 일가의 증여세는 3부자가 맥주 냉각기 제조 및 판매업체로 내부거래비율이 97%에 달하는 서영이앤티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4위는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으로 4억4천만 원 규모다. 정 회장은 자신이 지분 51%를 갖고 있는 1천억 원 규모의 아이콘트롤스 매출 73%를 내부거래를 통해 올리고 있다.
5위는 한솔그룹 조동혁 명예회장이 8천700만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성그룹의 김요한 서울도시가스 부사장이 3천400만 원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