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소송 몸살…총 2만7천 건, 20조원
- 작성일2013-06-19
대기업들이 소송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 500대기업 중 투자자 보호를 위해 소송 현황을 을 공시한 182개 기업들의 작년 말 기준 총 계류 중인 소송 건수는 총 2만6천여건, 금액으로는 2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개 기업 당 평균 146건·금액기준으론 1천70억 원 가량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전체 소송건수의 78%가 은행, 건설, 보험 등 소비자들의 생활과 밀접한 업종에 몰려 있으며, 특히 보험업종이 총 건수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재벌 및 CEO,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기업 중 소송내용 공시가 의무화된 유가증권 시장 상장 182개사의 작년 말 기준 계류 중인 소송현황을 조사한 결과 제소와 피소를 합쳐 총 2만6천640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금액으로는 무려 20조5천930억 원에 달했다.
건수로는 제소가 훨씬 많았고 금액으로는 피소가 압도적이었다. 제소는 1만6천495건에 7조2천980억 원 규모였지만 피소는 1만113건, 12조1천470억 원이었다. 피소의 경우 단일 건수 당 소송가액이 13억1천300만 원이었지만 제소는 4억4천200만 원 규모로 피소 금액이 제소금액의 3배에 달했다.
금액기준으로 소송 몸살이 가장 심한 기업은 우리은행(행장 이순우)으로 1천305건에 소송가액은 2조180억 원에 달했다. 제소가 피소보다 건수나 금액에서 월등히 많았는데 제소는 952건에 1조4천920억 원, 피소는 353건에 5천260억 원으로 거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2위는 포스코(회장 정준양)로 62건에 1조5천580억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일본 신일본제철 및 스미토모 금속과 영업비밀 침해 및 손해배상 등으로 1조1천600억 원이 넘은 소송을 벌이고 있는 점 때문에 적은 건수에도 이처럼 소송가액이 높아졌다.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의 소송은 공시된 단일 건수의 소송가액으로도 최고를 기록했다.
애플과 10억 달러 이상의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대표 권오현)를 비롯해 현대자동차(회장 정몽구) 등은 소송이 경영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이 아니라며 소송내용을 전혀 공시하지 않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3위는 국민은행(행장 민병덕)으로 359건에 1조1천670억 원에 달했다. 외환은행(행장 윤용로. 1천71건)과 신한은행(행장 서진원. 369건)은 각각 8천300억 원대로 4, 5위에 올랐다.
이어 6위 한신공영(대표 태기전. 6천640억 원)→7위 한국전력공사(대표 조환익. 5천380억 원) →8위 SK건설(대표 조기행. 5천200억 원)→9위 대우건설(대표 서종욱. 5천60억 원) →10위 현대건설(대표 정수현. 5천30억 원)등이 ‘톱10’에 올랐다.
업종별로는 은행 건설 보험 3개 업종에 소송이 집중됐다.
은행은 12개 시중 및 지방은행이 총 6천56건에 6조7천억 원 규모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182개 기업 전체 소송과 대비, 건수로는 22.7% 금액으로는 34.4%를 차지한다. 제소와 피소 금액도 각각 3조원 규모로 비슷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 및 협력업체 은행 등과 잦은 분쟁을 일으키고 있는 건설업도 총 소송금액이 5조600억 원(소송 건수는 1천681건)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은행과 달리 피소가액(3조4천520억원)이 제소가액(1조6천100억원)보다 2배나 많은 특징을 보였다.
보험은 소송 건수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총 15개 기업에서 1만2천942건으로 전체 소송건수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소송 건수에 비해 소송가액은 1조6천250억 원 규모로 많지 않았다.
특히 보험은 제소건수(8천344건)가 피소건수(4천598건)보다 2배 가까이 많았는데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 소비자들과 벌이는 소액분쟁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소송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들도 보험사에 포진하고 있다.
LIG손해보험(회장 구자준)이 무려 4천515건의 제소를 포함해 총 5천90건의 소송을 벌이고 있었고, 이어 삼성생명보험(대표 박근희)이 3천40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삼성생명도 전체 소송의 94%가 제소여서 보험사들의 소송남발을 의심케 했다.
이어 삼성카드(대표 최치훈)와 삼성화재(대표 김창수)가 각각 2천여 건으로 역시 소송 건수 많은 3, 4위에 올랐다.
삼성그룹 금융 3총사의 소송이 다른 금융사 보다 많은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