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통신업체들, 데이터·콘텐츠 매출비중 외국 업체 압도
- 작성일2013-06-02
국내 통신업체들의 무선 데이터 및 미디어 콘텐츠 매출 비중이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KT, SKT 등 국내 통신업체들이 4년 전 도입한 스마트폰의 폭발적 확산과 새로운 IT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한 데 힘입은 것으로,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의 ‘미래 먹거리’가 바로 무선 데이터와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라는 점에서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2일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스마트폰 출시 4년째를 맞아 AT&T, 버라이즌, NTT, 차이나모바일 등 세계적 통신사업자 7개사의 지난 4년간 경영실적을 종합 분석한 결과, 국내 업체들의 무선 데이터 및 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 11월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와 세계적 스마트폰 경쟁에 불을 붙인 KT는 2009년 4조4천억 원이던 총매출이 지난해는 10조4천억 원으로 136.4%가 늘었고, 특히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와 콘텐츠를 종합한 미디어 및 기타서비스 매출 비중이 56%를 차지, 무선서비스(29.1%)와 유선서비스(14.9%) 매출을 압도했다.
국내 최대통신사업자인 SKT도 2009년 12조1천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는 16조3천억 원으로 34.7% 증가했고, 총매출에서 미디어 및 기타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34.7%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외국 통신사업자들의 신규서비스 매출 비중은 30%선을 넘지 못했다. 외국 업체 중에서 미디어서비스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는 일본의 NTT로, 총 매출액 4조4천억 엔 중 29.1%인 1조3천억 엔을 미디어서비스에서 벌어들였다.
재일동포 손정의 씨가 운영하는 소프트뱅크도 총매출의 21.5%를 미디어서비스에서 벌어들여, 그나마 일본 업체들이 신규서비스 사업에서 한국 업체들을 뒤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의 AT&T(10.5%)나 버라이즌(0.2%), 중국의 차이나모빌(4.6%) 등은 10%대나 그 이하의 미미한 비중을 보였다.
국내업체들은 이 부문의 4년간 증가율 면에서도 눈에 띄는 약진을 기록했다.
KT는 2009년 미디어서비스 비중이 28.8%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56%로 도약해 무려 27.2%포인트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SKT는 지난 2010년 IPTV 전문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분사한 데 이어 최근 SK플래닛까지 분리시킴으로써 일시적으로 1.4%포인트 감소했다.
외국 업체들은 일본의 NTT가 10.6%포인트의 증가율을 보였고, 차이나모빌이 0.4%포인트의 미미한 증가를 보였을 뿐 나머지 회사들은 모두 2009년보다 미디어서비스 매출 비중이 줄었다.
이처럼 국내 통신업체들의 미디어서비스 비중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데는 데이터서비스의 성장이 크게 기여했다.
메릴린치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데이터서비스의 업체별 매출 증감률을 조사한 내용을 보면, 국내업체인 KT가 13.3%포인트의 증가율로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고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11.3%포인트로 2위, 미국의 버라이즌이 10%포인트로 3위에 랭크됐다. SKT는 7.8%포인트 증가로, 데이터증가율에서는 다소 뒤졌다.
그러나 국내 통신업체들은 매출이 크게 증가하고 신규서비스에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음에도 영업이익 증가율에서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하위권에 머무는 기현상을 보였다.
SKT는 분사 등의 이유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2009년 대비 19.2%나 줄었고, KT도 엄청난 매출 증가에 비해 영업이익은 1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외국 업체들 경우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무려 88%의 높은 이익증가율을 기록했고, AT&T도 41%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것은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데이터를 비롯한 통신서비스 요금 인상을 강력히 억제하고 있는 데다, 업체들이 스마트폰과 IPTV 등 신규사업의 개발과 보급, 홍보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