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재벌 신규 사외이사 54% 권력기관 출신
- 작성일2013-05-29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가 속도를 내면서 올 들어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소위 권력기관 출신 인사들의 대기업 사외이사 진출이 봇물을 이뤘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20대 그룹 상장사 사외이사 94명 중 30%가 넘는 29명이 이들 3개 권력기관 출신이었으며,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수십 개 부처 관료 출신 사외이사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절반을 넘는 51명에 달했다.
29일 재벌 및 CEO,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최근 주주총회에서 신규 선임한 20대 재벌기업 149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검찰과 법원을 비롯한 법조계,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 등 소위 3개 권력기관을 포함한 관료 출신 비중이 크게 늘어난 반면 학계와 재계 인사는 대폭 줄었다.
법조계 국세청 공정위 출신을 모두 포함한 관료 출신 신규 선임 사외이사는 총 51명으로 전체 94명중 54.3%를 차지했다. 2013년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인 지난해 말 38.9%에 비해 비중이 15.4%포인트 크게 높아졌다.
부처별로는 검찰 법원 등 법조계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국세청 9명 공정위 3명 순이었다.
이들 3개 부처 출신 외에 나머지 관료 사외이사는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정원 기획재정부 감사원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수십 개 부처에서 1~2명씩 배출됐다.
역시 작년 말과 비교하면 법조계 출신 인사 비중은 3.8%포인트나 높아졌고 국세청과 공정위 비중도 가각 3.5%포인트,1.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학계 재계 언론 예능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학계 출신은 올해 25명이 선임돼 수적으론 가장 많았지만 전체 신규선임자 대비 비율은 26.6%로 쪼그라들었다. 작년 말 전체 사외이사 가운데 학계 출신 비율은 34.6%여서 8%포인트나 낮아진 셈이다.
재계와 언론 출신도 16명과 2명으로 각각 5.6%포인트,1.4%포인트 낮아졌다. 예능인 출신 신규 사외이사는 없었다.
전체 숫자로는 여전히 학계 출신 인사가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료(법조 국세청 공정위 제외)출신 22명→법조 17명→재계 16명→ 국세청 9명→공정위 3명→언론 2명 등의 순이었다.
신규선임자를 합친 20대 그룹 총 사외이사 수는 작년 509명에서 올해 489명으로 20명 줄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일부 그룹의 계열사 수가 줄어들었고 한사람이 2개사 이상 사외이사직을 맡을 수 없게 한 상법 개정도 작용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룹별로는 삼성 사외이사가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58명중 학계 인사가 3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료 15명이 뒤를 이었다. 관료 중에서는 법원 검찰 등 법조계 인사가 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현대차는 총 43명의 사외이사 중 학계 출신은 19명에 불과하고 관료 출신이 22명에 달했다.
특히 이중 세무와 공정위 출신이 각각 8명 7명을 차지했다. 20대 그룹 중 세무와 공정위 출신 사외이사가 가장 많이 포진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그룹도 학계 출신은 단 5명에 불과하고 관료는 법조계 7명,국세청 5명을 포함 총 17명에 달했다.
하위 그룹으로 갈수록 관료 출신 인사 비중이 급격이 높아지는 것도 특징이다.
두산의 경우 총 26명중 법조계 출신 8명을 포함 관료 출신이 17명(65.3%)에 달하고 CJ도 26명 중 관료 출신이 18명으로 69.2%에 달했다.
신세계는 학계 출신이 단 한명도 없이 총 17명중 15명(88.2%)을 관료 출신들로 구성했다.
동부그룹 사외이사 역시 총 20명중 13명이 관료였다.
한편 20대 그룹 내에서 2개사에 ‘겹치기’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인사도 24명에 달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은 삼성전자와 두산의 사외이사를 맡고 권태신 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은 SK케미칼과 두산인프라코어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봉흠 전 금융통화위원은 삼성생명과 SK가스에 겹치기 출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