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기업그룹 대부분 악성 조세피난처에 법인 보유
- 작성일2013-05-07
국내 대기업그룹의 대부분이 전세계 유명 조세피난처로 알려진 케이만군도, 파나마 등에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STX그룹과 한진그룹, SK그룹이 가장 많은 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국내 20대기업그룹의 2012년도 결산자료 중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기준으로 가장 악성 조세피난처로 꼽히는 케이만군도와 파나마, 버뮤다제도, 버진아일랜드, 마살제도, 사이프러스, 모리셔스 등 7개지역에 설치돼 있는 법인수는 모두 250개로 집계됐다.
또 이들 대기업그룹 중에는 삼성과 현대차, LG, SK, 롯데, 현대중공업, 포스코, GS, 한진 등 한화그룹만을 제외한 10대그룹이 모두 포함됐고 STX그룹과 CJ그룹이 20대그룹에서는 이름을 올려놓았다.
이러한 결과를 볼때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그룹들은 전세계 30여개지역으로 분류되는 조세피난처에 법인을 보유해 여러 가지 형태의 조세혜택을 보고있는 것으로 풀이되고있다.
조세피난처란 기업들이 특정지역에 투자를 하거나 구매 또는 컨설팅을 하면서 국내 법인을 이용하지않고 상대적으로 세금이 없거나 적은 현지법인을 만들어 활용하는 지역을 말하는데 더러는 이 조세피난처에서 이루어지는 금융거래에 대해서는 공개가 되지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탈세나 돈세탁 등의 용도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조사결과 이들 7개지역에 설립된 그룹별 법인 수는 STX가 94개(STX, STX팬오션)로 가장 많고 다음이 한진그룹의 79개(한진,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SK그룹의 59개(주SK,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였다.
또 현대중공업과 LG그룹은 4개, 포스코그룹이 3개, GS와 CJ그룹이 각 2개씩의 법인을 갖고 있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버뮤다에 세운 1개의 법인이 있으며 현대차그룹과 롯데그룹도 현대자동차와 롯데쇼핑이 케이만군도에 각 1개씩의 법인이 있다.
STX 와 한진그룹의 이 지역 법인수가 특별히 많은 이유는 해운회사를 보유하고있는 때문인데 통상 선박 거래과정에서 선박 한 척당 1개의 유동화회사(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보다 저렴한 세금과 금융비용을 지불하기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있기 때문이다.
SK그룹의 경우는 이러한 목적 외에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주)SK 등의 해외 투자과정에서 유동화회사가 필요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STX의 관계자는 “선박을 거래할 때 선주사와 선박금융을 제공하는 금융사들이 상대적으로 조달비용이 저렴한 이 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생긴 회사들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도 “해운업이나 컨설팅업 등에서는 파트너업체의 요구에따라 상대적으로 설립과 청산이 편리한 유동화전문회사(SPC)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히고 “ 이 경우에도 한국은행에 모든 것을 신고하고 운영실적은 매분기 국세청에 보고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이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한편 20대그룹의 7개지역 법인 현황을 지역별로 보면 전세계의 해운사들이 몰려있는 파나마가 231개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케이만군도가 10개를 기록했다.
버뮤다와 버진아일랜드, 모리셔스, 사이프러스에는 각 2개씩의 법인이 있었고 나머지 한곳은 마셜아일랜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