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등기이사 연봉 갑자기 30% 줄여
- 작성일2013-04-08
지난해 최고의 영업실적을 올린 삼성그룹이 등기이사들의 연봉을 갑자기 30%나 크게 줄여 눈길을 모으고있다.
2012년 20%의 매출증가와 함께 75.9%의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던 삼성그룹은 40명의 계열사 등기이사들에게 1인당 평균 15억5천900만원의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연봉은 여전히 다른 그룹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그동안 계속 올려오던 연봉을 영업실적이 가장 좋은 해에 그것도 30%에 육박하는 높은 수준으로 줄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재벌 및 CEO 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가 2012년 삼성그룹내 비금융상장 13개사 등기임원의 연봉을 집계한 결과 사내이사 40명에게 지급된 연봉총액은 600억2천400만원으로 2011년의 826억7천만원보다 226억여원이 줄어들었다.
이를 등기이사 1인당 평균으로 환산하면 15억5천900만원으로 2011년의 21억8천만원에 비해 28.5%가 줄어든 셈이다.
이처럼 삼성그룹 등기임원의 연봉이 갑자기 대폭 줄어든데 대해 그룹 관계자는 “스톡옵션을 없애면서 등기임원들에 대해서는 장기성과보수금을 지급하도록 되어있는데 이를 해마다 차등지급하기 때문에 연봉규모가 다를 수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등기임원의 급여기준은 별도로 관리하기 때문에 전체그룹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등은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그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올라가던 연봉을 갑자기 크게 줄인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하면서 지난해부터 국회 등에서 논의되고있는 대기업그룹 등기임원들의 연봉공개압력이 일부 작용한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하고있다.
삼성그룹내 13개사에서 연봉이 줄어든 회사는 8개사였는데 그 중에서도 삼성SDI(대표 박상진)의 연봉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삼성SDI의 박상진 대표와 지명찬 부사장은 2011년 1인당 35억3천800만원씩의 연봉을 받았으나 지난해는 4분의 1로 줄어든 9억4천100만원씩 만 받았다.
참고로 삼성SDI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9.9%나 신장돼 그룹내에서도 삼성전기, 삼성전자, 삼성테크윈에 이어 4번째로 높은 실적을 올렸다.
삼성테크윈(김철교대표,이경구 전무) 역시 영업이익증가율은 그룹내 3위였으나 연봉은 23억원에서 7억7천만원으로 66.8%가 줄었고 삼성전자(권오현대표, 최지성부회장, 윤주화사장) 역시 109억원이었던 연봉이 52억원으로 절반 뚝 잘렸다.
반대로 임원 연봉이 늘어난 회사는 크레듀와 삼성중공업, 제일모직, 에스원 제일기획 등 5개사였다.
등기임원이 2명인 크레듀의 경우 1억2천만원에서 3억8천600만원으로 3배이상 늘었고 삼성중공업도 2명의 임원이 1인당 36억8천만원씩을 받아 전년보다 두배가 올랐다.
에스원과 제일모직도 79.3%와 75.3%의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계열사별 연봉액은 삼성전자가 전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음에도 1인당 평균 52억원을 받아 다른 계열사와 비교할수 없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다음이 삼성중공업(노인식대표, 박주원 부사장)의 36억8천만원이었다.
삼성물산(정연주 부회장, 김신 사장)과 삼성엔지니어링(박기석대표, 김동운부사장, 김병묵전무)도 19억원과 15억원으로 3,4위에 랭크됐다.
반면 가장 연봉이 낮은 크레듀의 경우는 3배를 올렸음에도 연봉이 3억8천만원에 그쳤고 삼성정밀화학 역시 6억7천만원에 머물러 같은 그룹 등기이사라도 연봉차이가 많게는 10배가 훨씬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