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제약 회사,수입약 유통회사로 속속 변신?
- 작성일2013-04-01
국내 제약 대기업들이 자체 의약품 개발및 제조.판매 보다는 외국 수입약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제약사의 영업인력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 점유율만 높여주는 유통업체 역할을 담당해 국내 제약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는 제 살 깎아먹기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일 재벌 및 CEO,기업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대웅제약,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 중 원외처방조제액 상위 10곳의 매출 상세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원외처방조제액이 2011년 대비 10.8%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상품매출은 15.9% 증가했다.
특히 매출대비 원외처방조제액 비중이 낮은 기업일수록 상품매출액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외처방은 병원들이 외래환자에대해 병원외 약국에 처방전을 주는 전문의약품으로 제약사의 가장 중요한 매출원이다.
상품매출은 제약사가 직접 제조한 제품이 아닌 다국적사등 다른 제약사가 만든 완제품을 들여와 단순히 판매만 해 발생하는 매출이다.
대웅제약(대표 윤재승) 한미약품((대표 이관순) 종근당(대표 김정우) 동아제약(대표 김원배) 유한양행(대표 김윤섭)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 한독약품 (대표 김영진)일동제약(대표 이정치) 신풍제약(대표 김창균) SK케미칼(대표 이문석)등 원외처방액 상위 10대 제약사의 2012년 원외처방액은 총 2조6천954억 원으로 2011년 3조223억 원에 비해 10.8%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10대 제약사의 상품 매출은 1조3천360억 원에서 1조5천482억 원으로 15.9%나 늘어났다.
제약사들이 리베이트 금지등으로 원외처방액이 줄어들자 다국적기업등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들여와 집중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원외처방액 비중도 2011년 56.4%에서 작년에는 48%로 8.4%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원외처방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반면 상품 매출은 2011년 24.9%에서 작년 27.5%로 2.6%포인트 뛰어 올랐다.
매출액 대비 원외처방조제액 비율이 가장 낮은 제약사는 유한양행으로 작년 원외처방액은 2천121억 원으로 매출 대비 27.3%에 그쳤다. 반면 상품매출은 4천817억 원으로 62%에 달했다. 제약사가 아니라 제약 유통사인 셈이다.
다음은 동아제약(32.2%))→SK케미칼(33.8%)→일동제약(48.5%)→CJ제일제당(49.6%)등의 순으로 원외처방액이 매출의 절반에 못미쳤다.
반면 한독약품은 원외처방액 비중이 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풍제약(74%) →대웅제약(66.6%)→한미약품(56.8%)→종근당(56.2%)순으로 매출의 절반을 넘겼다.
상품매출 비중은 대부분 원외처방액 비중이 낮은 제약사에서 높았다.
원외처방액 비중이 가장 낮은 유한양행의 상품 매출 비중이 62%로 가장 높았다. 유한양행의 상품 매출 비중은 2011년 51.9%에 비해서도 10%포인트 이상 훌쩍 뛰어 오른 수준이다.
이어 한독약품(48.3%) SK케미칼(39.2%)등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독약품은 원외처방 비중도 높지만 상품 매출 비중도 높은 것은 수입해 판매하는 의약품이 원외처방용이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상품 매출 비중이 가장 낮은 제약사는 종근당으로 11.8% 그쳤다. 이어 신풍제약(14.6%) 한미약품(17%) CJ제일제당(17.1%)도 10%대의 낮은 비중을 보였다.
국내 제약사의 원외처방조제액 매출은 제네릭 시장 규모가 정점에 달했던 2009년을 기점으로 다국적제약사들에게 추월당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 초 일괄 약가인하로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의약품과 제네릭의 약가가 같아졌고,오리지널의 처방이 늘어나면서 역전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약 판매는 결국 국내 제약사의 영업인력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점유율만 높여줘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나 다름없다. 특히 상품매출의 마진율은 자체 생산하는 제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영업이익과 상관없이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에 불과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