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액 상위 20대 기업 매출 대비 기부금 0.13%, 전년보다 인색해져
- 작성일2013-03-20
지난해 경기침체 여파로 대기업들이 기부금 지출에 인색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표기업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규모가 평균치를 밑돌았다.
20일 재벌 및 CEO,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해 시가총액 상위 20위 기업(공기업, 금융지주 제외) 가운데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17개사의 기부금 내역을 조사한 결과 총액은 8천600억 원으로 전체 매출 654조6천억 원의 0.13%수준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 평균 0.1% 보다는 높지만, 20대 기업이 지난 2011년 기록한 0.18% 보다는 한층 낮아진 수치다. 2011년의 경우 20대 기업 가운데 기부금 내역을 공개한 17개사의 기부금 총액은 1조550억 원, 매출 총액은 591조6천억 원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NHN(사장 김상헌)이었다.
NHN은 매출 2조3천900억 원에 253억 원을 기부해 기부금 비중이 전체 기업 평균의 10배가 넘는 1.06%에 달했다. 하지만 전년도에 기부금 비중이 1.27%였던 데 비하면 0.21%포인트 하락했다.KT&G(사장 민영진)는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전년 보다 0.09%포인트 상승한 0.58%로 2위를 차지했다.
KT&G는 매출 3조9천900억 원에 기부금은 232억 원을 사용했다.이어 SK텔레콤(사장 하성민)과 KT(회장 이석채)가 0.5%와 0.42%로 나란히 3, 4위를 기록했다. SKT와 KT의 기부금 비중은 전년 보다 각각 0.07%포인트와 0.06%포인트 낮아졌다.
LG생활건강(부회장 차석용)은 기부금 비중이 0.14%에서 0.34%로 오르며 5위를 기록했다. 기부금 액수는 2011년 48억 원에서 지난해 132억 원으로 2.5배 이상 늘었다.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이 가장 크게 하락한 기업은 현대중공업(사장 이재성)으로 2011년 0.55%에서 지난해는 0.24%로 0.31%포인트나 하락했다. 기부금은 3천억 원에서 1천330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 10월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하면서 2천400억 원을 출연해 그해 기부금 액수가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부회장 권오현)는 기부금 액수가 2천350억 원으로 가장 많았지만 매출액 대비로는 0.12%에 그쳐 20대 기업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또 전년과 비교해 기부금이 370억 원 줄었다. 740억 원을 기부한 포스코(회장 정준양)는 매출 대비 비중이 삼성전자와 같은 0.12%였다.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의 주요 계열사들은 상대적으로 기부에 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삼성전자에 이어 시가총액 2위와 3위, 5위에 올라있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사장 전호석), 기아자동차 등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8%, 0.05%, 0.04%에 그쳤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84조4천700억 원에, 기부금 703억 원을 기록했으며 현대모비스는 매출 30조8천억 원 에 기부금은 34억 원에 불과했다.
이 외에 LG화학(사장 박진수)은 0.1%, 롯데쇼핑(회장 신동빈)은 0.08%, LG디스플레이(사장 한상범)은 0.05%, SK하이닉스(사장 박성욱)는 0.03%, LG(회장 구본무)는 0.02%, 삼성물산(부회장 정연주)은 0.02%로 평균치를 밑돌았다.
한편 20대 기업 가운데 SK이노베이션(부회장 구자영), LG전자(부회장 구본준), 에쓰오일(사장 나세르 알 마하셔) 등은 기부금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기타비용에 포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