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여성 사외이사, 자산 2조 미만 기업은 여전히 "나 몰라라"
자산 2조 이상 대기업은 17.4%로 대조적...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 영향
가스공사, 8명 사외이사 중 절반 여성…크래프톤·풀무원 3명, LG엔솔·카카오 등 33곳 2명
CEO스코어, 국내 상장사 2318곳 대상 사외이사 변동사항 조사
- 작성일2022-04-13
국내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보유 비율이 자산 2조 원을 기준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자산 2조 원 미만 상장사는 여성 사외외사를 1명도 보유하지 않은 곳이 91.8%에 달한 반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17.4%에 그쳤다.
이같은 극명한 대조는 오는 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두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올해(이하 4월 1일 기준) 국내 상장사 2318곳(코넥스·스팩 제외)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변동사항을 조사한 결과,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2212개 기업의 사외이사 중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전체의 7.5%로 작년 말 5.6%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은 올해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20.9%로, 작년 말 13.3%에 비해 7.6%포인트 늘었다. 이들 회사가 올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 172명 중 여성 비율도 68명으로 39.5%에 달했다.
반면 자산 2조원 미만은 올해 전체 사외이사 891명 중 63명만 여성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에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4.8%에 그쳤고, 작년 말 대비 증가폭도 0.8%포인트에 불과했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올 8월 시행되는 새 자본시장법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자본시장법 제165조20항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경우 이사회 구성원을 특정 성(性)으로만 구성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올해 증가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에 집중됐다.
여성 사외이사를 단 1명도 보유하지 않은 기업의 비율도 자산 2조원을 기준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172곳)의 경우는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곳이 전년 말 85곳(49.4%)에서 올 4월엔 30곳(17.4%)으로 55곳(32.0%p↓)이나 급감했다.
반면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의 경우는 여성 사외이사가 1명도 없는 곳이 올 4월 현재 1872곳으로 무려 91.8%나 됐다. 전년말 대비 감소폭도 17곳(1.5%p↓)에 불과했다.
기업별로는 한국가스공사가 8명 사외이사 중 4명을 여성으로 임명, 여성 사외이사 수가 가장 많았다. 크래프톤은 사외이사 3명이 모두 여성이었고, 풀무원은 8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여성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 LG화학, 삼성전기, 에쓰오일, 엔씨소프트,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33개 법인은 여성 사외이사 수가 2명이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10.9%로, 코스닥 상장사(4.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대부분이 코스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업종별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살펴보면 금융이 16.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기전자(14.0%)·유통(13.9%)·서비스(13.5%)·기타(12.1%)·화학(11.1%) 등 순이었다. 코스닥 상장사에서는 음식료(9.9%)·디지털콘텐츠(9.3%)·지주(8.3%)·건설(7.5%) 등 순으로 여성 사외이사 비율이 높았다.
한편 국내 상장사 사외이사 평균 연령은 59.1세로, 전년 말 59.9세보다 0.8세 감소했다. 성별 평균 연령은 남성(4291명)이 59.5세, 여성(350명)이 53.3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