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차입금 의존도 28%로 '소폭 증가'…'캐즘' 여파, 배터리 업계 '급증'
엘앤에프, 차입금 의존도 36.1%p 올라…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도 10%p 이상↑
SK케미칼·한화솔루션 등 석화업계도 차입금 의존 높아져
SK쉴더스·CJ CGV·티웨이항공 등 차입금 갚으며 재무 개선
CEO스코어, 500대기업 차입금 규모 및 의존도 조사
- 작성일2024-08-28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올해 2분기 차입금 의존도는 28.0%로, 1년 6개월 전인 2022년 4분기 27.4%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주요 대기업의 차입금 규모는 110조원 가량 증가했다.
특히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관련 업체들과 SK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업체들이 설비투자(CAPEX) 확대에 따른 차입금 증가와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크게 증가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기업이 보유한 자산 대비 차입금 비중을 의미하는 것으로, 차입금을 총 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차입금 의존도가 올라가면 금융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2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기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2022년 4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 반기·사업보고서를 모두 제출한 279개 기업(금융사 제외)을 대상으로 차입금 규모와 의존도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2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28.0%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4분기 대비 0.6%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올해 2분기 조사 대상 기업의 총 차입금 규모는 1040조9461억원으로, 같은 기간 110조688억원 늘었다.
기업별로는 2차전지 업체인 엘앤에프의 차입금 의존도가 2022년 4분기 30.1%에서 올해 2분기 61.7%로, 1년 반 동안 31.6%p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신세계건설 25.7%p(10.9%→36.6%), 코오롱글로벌 25.2%p(18.2%→43.4%), 에코프로비엠 19.2%p(28.1%→47.3%), SK케미칼 15.0%p(18.4%→33.4%), 포스코퓨처엠 14.9%p(32.0%→46.9%), SGC E&C 13.7%p(15.7%→29.4%), 씨에스윈드 13.1%p(26.8%→39.9%), 에코플라스틱 11.6%p(27.7%→39.3%), 한화솔루션 11.0%p(34.8%→45.8%) 순으로 상승률이 컸다.
특히 엘앤에프,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 배터리 소재 관련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 확대가 두드러졌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공장증설 등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위한 차입금 규모를 늘렸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실적개선이 둔화되면서 이를 만회하지 못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SK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공급과잉과 수출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비화학·친환경 신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를 늘리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크게 낮아진 곳은 SK쉴더스로 조사됐다. SK쉴더스는 차입금 의존도가 지난 2022년 4분기 61.0%에서 올 2분기 2.2%로 58.8%p 낮아졌다. 이어 SK네트웍스 -24.6%p(53.1%→28.5%), SK인천석유화학 -20.3%p(55.7%→35.4%), HD현대삼호 -18.8%p(19.8%→1.0%), CJ CGV -18.0%p(75.8%→57.8%), 현대로템 -15.4%p(24.0%→8.6%), 화승코퍼레이션 -11.4%p(56.8%→45.4%), 한솔테크닉스 -10.4%p(38.2%→27.8%), 롯데건설 -10.3%p(41.6%→31.3%), 티웨이항공 -10.0%p(39.2%→29.2%) 순으로 하락률이 컸다.
또한 올해 2분기 기준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은 효성화학(79.4%)으로 조사됐다. 이어 한국가스공사(70.6%), SK렌터카(70.4%), 팜스코(69.3%), 롯데렌탈(64.9%), HD현대케미칼(64.8%), 도이치모터스(64.2%), 롯데글로벌로지스(62.1%), 엘앤에프(61.7%), GS E&R(59.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차입금 의존도가 가장 낮은 기업은 세메스(0.1%)로 나타났고, 이어 현대엔지니어링(0.3%), 포스코DX(0.6%), 오리온(0.6%), 한전KPS(0.8%), HD현대삼호(1.0%), LX세미콘(1.3%), 강원랜드(1.3%), 에스원(1.4%), 삼성E&A(1.5%)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업종별로는 석유화학 업계의 차입금 의존도가 2022년 4분기 30.2%에서 올해 2분기 34.7%로 4.5%p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IT전기전자 2.5%p(12.8%→15.3%), 공기업 1.9%p(48.3%→50.2%), 철강 1.3%p(23.0%→24.3%), 통신 0.4%p(31.8%→32.2%) 등의 순으로 차입금 의존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