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기업, 잉여현금흐름 1년새 42조원 증가…삼성전자 21조원 최대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등 3개사 잉여현금흐름만 47조원 증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 잉여현금흐름 감소액 ‘톱3’
CEO스코어, 500대 기업 중 상장사 261곳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 조사
- 작성일2024-12-04
국내 500대 기업 중 상장사의 올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이 전년대비 약 42조원 증가하며 플러스(+) 전환했다. 이는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등 3사의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이들 3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의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마이너스(-)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전년대비 21조원 이상 늘어나며,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결과이기도 하지만, 자본적 지출(CAPEX)을 전년동기 대비 20% 이상 줄인 영향도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임하면서 전체 기업의 자본적 지출은 전년대비 0.5% 감소했다.
올해는 잉여현금흐름 감소 기업이 증가 기업보다 더 많았다. 감소액 상위 기업엔 미레에셋증권 등 증권사가 다수 이름을 올렸다.
4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내 상장사 중 최근 3년 비교 가능한 261개 기업의 3분기 개별기준 잉여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 총액은 39조4335억원으로 전년동기(-2조3114억원) 대비 41조7449억원 증가했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 지출을 뺀 수치다. 기업의 실제 자금 사정이 얼마나 양호한지를 알려주는 지표이자 연말 배당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조사대상 261개 기업의 올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 총액은 123조462억원으로 전년동기(81조7347억원) 대비 50.5%(41조3116억원) 늘어났다. 반면 자본적 지출은 83조6127억원으로 전년동기(84조461억원)에 비해 0.5%(4334억원) 줄었다. 자본적 지출은 미래의 이윤 창출, 가치 취득을 위해 지출된 투자 과정에서의 비용으로, 이 수치가 줄었다는 것은 기업들이 투자를 줄였다는 의미다.
올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난 기업은 119개였고, 감소한 기업은 그보다 많은 142개였다.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난 119개 기업 중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 한화생명, HMM, 삼성화재보험 등 38곳의 잉여현금흐름은 올 3분기 플러스로 전환했다. 잉여현금흐름이 감소한 142개 기업 중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삼성SDI, 롯데손해보험,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제철 등 48곳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잉여현금흐름 증가는 소수 기업에 편중됐다. 올해 3분기 잉여현금흐름 증가액 ‘톱3’는 삼성전자(21조2246억원↑), 한국전력공사(15조1292억원↑), SK하이닉스(10조3177억원↑)다. 이들 3개사의 올 3분기 잉여현금흐름 증가액은 46조6715억원으로, 올 3분기 500대 기업 전체 잉여현금흐름 증가액(41조7449억원)보다 크다. 즉, 이들 3개 기업의 증가액을 빼면 나머지 500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마이너스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잉여현금흐름은 13조3460억원으로 전년동기 -7조8785억원에서 플러스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증가했지만, 자본적 지출도 20% 이상 감소하면서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41조1828억원으로 전년동기(27조5031억원) 대비 49.7%(13조6797억원) 늘었고, 자본적 지출은 27조8368억원으로 전년동기(35조3816억원) 대비 21.3%(7조5449억원) 감소한 것이다.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생명(5조2845억원↑), 한화생명(3조8970억원↑), HMM(2조9586억원↑), 삼성화재해상보험(2조6741억원↑), 삼성증권(1조7199억원↑), 현대차증권(1조6414억원↑), HD현대중공업(1조4593억원↑)이 올 3분기 잉여현금흐름 증가액 상위 10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잉여현금흐름 감소액 ‘톱3’는 모두 증권업종 차지였다. 올 3분기 잉여현금흐름 감소액 1위는 미래에셋증권으로, 올 3분기 잉여현금흐름이 -5조9165억원으로 전년동기(-2조2472억원) 대비 3조6693억원 감소하며 마이너스폭이 확대됐다. 이어 NH투자증권이 전년동기 대비 2조9411억원 줄었고, 키움증권도 2조3707억원 감소했다.
이어 잉여현금흐름 감소액 기준 ‘톱10’ 기업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2조1129억원↓), 기아(1조9731억원↓), 현대모비스(1조6807억원↓), 삼성SDI(1조6177억원↓), 롯데손해보험(1조4621억원↓), 기업은행(1조4248억원↓), 삼성카드(1조3650억원↓) 가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