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오너일가, 임원까지 3.8년 소요…대기업 대비 0.6년 빨라
10명 중 3.3명은 입사와 동시에 임원…대성·SPC·현대·조선내화 순으로 많아
함영준 오뚜기 회장, 19세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22년 걸려 ‘업계 최장’
CEO스코어, 2023년 결산 국내 중견그룹 100곳 오너일가 경영 참여 현황 조사
- 작성일2025-03-05

국내 중견그룹 오너일가는 입사 후 임원을 달기까지 평균 3.8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평균 4.4년보다 0.6년 빠른 수준이다.
또 중견그룹 오너일가가 사장단까지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2.3년으로,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평균 12.9년보다 0.6년 빨랐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이 된 오너일가는 중견그룹이 33명, 대기업집단이 54명이었다.
중견그룹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은 자녀 세대가 3.8년, 부모 세대가 3.9년이다. 사장단 승진 소요 기간도 자녀 세대가 11.9년으로 부모 세대(12.9년)보다 1년 빨랐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결산 기준 자산 총액 5조원 미만 국내 중견그룹 상위 100곳 237명을 대상으로 오너일가의 경영 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중견그룹 수는 58곳이며 인원은 총 101명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견그룹 오너일가 임원 101명은 평균 30.7세에 회사에 입사해 평균 34.5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212명) 임원이 평균 30.4세에 회사에 입사해 34.8세에 임원에 오른 것과 비교 0.3년이 빨랐다. 이는 일반 임원 중 상무(이사 포함) 직급 임원의 평균 나이(2019년 9월 말 기준)가 52.9세인 점을 고려하면 중견그룹 오너일가의 임원 승진이 최대 18.4년 빨랐음을 보여준다.

중견그룹 오너일가 자녀 세대의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은 3.8년으로, 부모 세대 3.9년에 대비 0.1년 짧았다. 대기업집단은 자녀 세대가 4.3년, 부모 세대가 4.5년이었다. 중견그룹 자녀 세대의 사장단 승진 소요 기간은 11.9년으로, 대기업집단 자녀 세대 12.5년보다 0.6년 짧았다.
성별로 살펴보면 중견그룹 오너일가 남성의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은 3.7년으로, 여성 4.6년보다 0.9년 빨랐다. 대기업집단은 여성의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이 3.3년으로, 남성 임원 승진 소요 기간 4.6년보다 1.3년 빨랐다.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임원이 된 중견그룹 오너일가는 총 33명으로 전체 32.7%의 비중을 차지했다. 대성그룹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SPC가 3명, 현대와 조선내화가 2명으로 뒤를 이었다. 콜마, 동아쏘시오, SD바이오센서, 아세아, 풍산, 새로닉스, 대웅 등 22개사는 1명을 기록했다. 임원 승진까지 5년 미만(0년 포함)이 걸린 인원의 비중은 65.3%(66명)로 조사됐다.
입사 후 바로 임원에 오른 중견그룹 주요 오너로는 △김영민(SCG 회장) △현정은(현대그룹 회장) 등이 있다. 자녀 세대 주요 오너로는 △허진수(SPC그룹 사장) △허희수(SPC그룹 부사장) △김요한(서울도시가스 부사장) △정영선(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 △이인옥(CR홀딩스 회장) △이재욱(전남일보 사장) 등이 있다. 1986년 이후 출생해 연 나이로 39세 미만인 자녀 세대 주요 인물로는 △조혜임(SD바이오센서 부사장) △정영선(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 등이 있다. 이외 △조용기(바이오노트 이사) △김세민(이수그룹 전무) △김승범(F&F 상무) 등은 각각 6.2년, 5년, 4.7년이 걸려 임원 자리에 올랐다.
사장단으로 곧바로 입사한 중견그룹 오너일가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2003년 현대그룹 회장 입사) △이장한 종근당 회장(1993년 종근당 부회장 입사) △이재욱 전남일보 사장(2013년 전남일보 사장 입사) △허영선 삼립식품 전 회장(1977년 삼립식품 부회장 입사) 등 총 4명으로 전체의 5.3%였다. 대기업집단은 총 7명(4.2%)이 사장단으로 입사했다.
이밖에 △유양석 서연 회장(2006년 한일이화 입사 후 같은 해 승진) △이인옥 CR홀딩스 회장(2002년 조선내화 입사 후 2003년 승진) △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2003년 경동도시가스 입사 후 2005년 승진) △윤재승 대웅제약그룹 최고비전책임자(1995년 대웅제약 입사 후 1997년 승진) △손연호 경동나비엔 회장(1979년 경동기계 입사 후 1982년 승진) 등도 사장단 승진이 빨랐다.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중견그룹 오너는 오뚜기의 함영준 회장이었다. 함 회장은 19세였던 1977년에 오뚜기 입사 후 22년 만인 1999년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어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 사장(13.5년), LIG문화재단 구자훈 이사장(13년), LIG손해보험 구자준 전 회장(12.9년), 휴스틸 박훈 대표이사(12.3년) 순으로 임원 승진이 오래 걸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그룹 경영에 참여 중이거나 과거에 참여했었던 창업주(1세 및 1세의 배우자)의 자녀 세대(형제자매 포함) 및 그들의 배우자(고인 및 과거 참여 임원 포함)를 포함했다. 승진 시기 산정 기준은 인사 승진 기사, 포털에 등록된 프로필, 분기 보고서 등에 기재된 직위를 기준으로 했다.
승진 연도만 확인된 경우 승진 연도의 3월 기준으로 일괄 처리했다. 승진 시기는 그룹 경영에 참여한 시점부터 잡았으며, 계열분리 이전 시점부터 추정해 반영했다. 단 재단, 관장 등의 이력은 제외했다. 나이만 공개된 인물은 한국식 연 나이 기준으로 출생 연도를 추정했다. 임원은 ‘이사대우 이상’, 사장단은 ‘사장, 부회장, 회장’을 범위로 정해 조사했다.
창업주를 1세대로 했으며 이후에는 나이에 관계 없이 2세, 3세 등으로 구분했다. 또 통계에서 창업주 또는 창업주와 동 세대(인수·설립 등 포함)은 제외했다. 그룹경영에 참여한 적이 있으나 이혼, 계열분리 또는 타사를 창업한 인물도 제외했다.